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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feeds every bird but doesn't put it right in its nest!

이런 극 넘넘 좋다. 그러니까 뭐냐하면
같은 신파라도, 넘 우울감만 이끌고 가지 않는거.
촌티나게 죽어라 슬픈 얘기만 파는게 아니라
담담하게 적절하게 유머코드를 넣는거다.
이런 별안간 농담따먹기, 치고빠지기 너무너무 좋아. 넘나 사람 인생같잖아.
사람인생에두 죽어라 하고 슬픈 일만 일어나진 않는다. 멀리서 보면 힘든 시기여도, 웃는게 사치인 거 같은 시기에도 중간중간 피식 하고 실소가 지어지는 순간이 있지 않나.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비극도 가까이서 보면 희극일 때가 종종 있다.
난 이런 인생의 아이러니한 밸런스를 잘 맞춘 극들이 넘 좋단 말이지.
심지어 이런 드라마를, 내 모국어로 만날 수 있다는건 넘나 큰 행운인데
한국 드라마는 요즘 이런 저울질을 넘 잘 한다는 거다.

캐릭터 얘기도 안할 수가 없다.
우리 덕출할배는 무식하기 짝이 없는데
나는 이런 무식함을 존경한다. 나에겐 없는 것이 이런 무식함이니깐.

그러니까 가능성, 효율성 그런거 재고 따지고 할 것 없이 일단 하고 보는거다. 무식하게 시작하고 버티고 반복하는거.
이런 무식함은 쥐뿔도 가진것 없는 사람이 콧대 높은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초심자 일 때만 먹히는 필살기이기도 하구.
무식함은 성실함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니깐.

그냥 별 거 없는 툭툭 뱉는 대사에도 눈물이 또르르 나고, 위로 받고, 좀 더 열심히 살고 싶은 의지도 생긴다.
잘 쓰여진 극이 갖는 힘.

내가 영화보다 드라마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그렇게 잘 짜여진 세계를 좀 더 입체적으로, 좀 더 오랜시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3개월 정도 푸욱 몰입해서 보다 보면 캐릭터들이 정말 내 옆에 머물다 간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울 덕출할배 내 인생에 아주 오래 머물다갈 것 같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