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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feeds every bird but doesn't put it right in its nest!

원래 내 일상이 회사-집의 반복이었다면,
다시 시작된 재택근무 덕분에 집-집-집-집의 반복이었던.. 20년의 마지막.

이번 재택근무의 목표는 <잘 먹는 것>이었음.
지난번엔 오후 네시까지 굶다가.. 맨날 배달음식 시켜서 폭식하고.. 속 더부룩해서 후회하고의 반복이었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쿠ㅜㅜ

재택 공지 뜨자마자 마켓컬리로 식재료를 잔뜩 구매했다.

연어랑 양파초무침
연어랑 들기름막국수
내 주식은 거의 파스타..
버섯리조또
핸드블랜더 산 기념.. 감자스프 만듦
파바 꿀식빵 진짜 맛있다.
브라타치즈 샐러드와.. 알리오올리오
비주얼 조낸 구려보임. 이래봬도 엄청 맛있었다.

사실 대충 먹은 날이 더 많은데, 그래도 나름 부지런히 움직이며 끼니를 챙겨 먹었다. 모아놓고 보니 꽤 뿌듯함.

집에만 있으려니 너무 답답해서 분위기 전환도 할 겸, 꽃 한무더기를 주문했다. 평소 꽃집에서 사던 놈들보다 훨씬 싱싱하고 저렴했음.

직접 만든 도자기화병에 나름 공들여 병꽂이를 해 보았다.

분홍꽃은 써비스로 받은 것
소국 너무 소담하고 예쁘다. 유칼리도 멋짐

산지 3주 정도 됐는데, 아직도 꽃이 살아있어서 신기하다.
원래 생명력이 긴 애들인건지, 아니면 농장에서 바로 온 애들이라 싱싱한건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기분전환 제대로 했다. 앞으로 주기적으로 주문할 의향 있음. 대신 좀 적게 사는 걸루...

해워니랑 같이 인생 첫 파인다이닝을 먹으러 다녀옴.

이것저것 다양하게 나오긴 했지만, 친구랑 나 둘다 <한번이면 됐다>라는 맘이었다. 대접받는 기분은 좋았지만.. 입맛엔 잘 맞지 않았다.
서양음식 난 좋긴 한데 싼 서양음식이 더 맛있음(아직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번엔 오마카세 가는 걸로. 🧚

크리스마스엔 엄마랑 둘이서... 음식 만들어 먹었다.
옛날엔 와인맛을 잘 몰랐는데, 요즘엔 와인이 제일 맛있음.

저번달부터 계속 고민했던 나이키슈즈도 결국 사고 말았다.
근데 이런 운동화 잘 안신어서... 몇번이나 신을랑가 모르겠음. 이쁘긴 겁나 이쁘다.

아 미칀 이걸 빼먹다니. 중국당면 넣고 만든 로제 떡볶이. 이번달에 해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

그리고 결국.. 프로를 팔고... 미니를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서 전자기기는 성급하게 구매하면 안된다. 값비싼 교훈을 얻었음.

미니 만족도 500000%

회사에서 준 송년 선물. 감삼당

파인다이닝 먹은 날, 간만에 외출해서 이것저것 구경했다. 12월의 처음이자 마지막 외출

그리고 예전에 사뒀던 구의증명을 읽었다. 앉은 자리에서 두시간만에 호로록..
처음엔 구와담 둘다 당연히 여자일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사랑은 여자들 끼리만 가능하다고 믿는 편.)
담이가 남자인걸 알고 몰입도가 조금 깨졌지만.. 그래두 멋진 구절이 많았던 책.
무엇보다 책 시작에 ㅋㅋ 비현실성을 서술하기 위해 성경 구절을 인용한게 넘 잼썼다.

줄무늬 범벅

흐앤므에서 난생 처음으로 패턴 들어간 스커트를 구매했는데 너무 맘에 들음. 겨울 지나면 뽕뽑을 것임

모델샷 보니 내가 입은 사진 못생겨 보인다. ^-^

눈 자주왔는데 맨날 집에만 있었어서, 딱 하루만 눈구경 했다.

작년 12월엔 그래도 이것 저것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자의10%타의90%으로 고립생활을 했다.

짧게나마 20년을 되돌아보자면
음 솔직히 나는 할만큼 했고. 노력이 부족하지도 않았고. 또 크게 후회되는 것들도 없다.
좀 속없는 말이지만
코로나같은 이런 격변의 시국을 또 언제 겪어보겠음. 이런 저런 변화를 관찰할 수 있어 나름 유의미했다.

또 사회인으로서의 삶은 생각보다 더 즐거운 것이었음.
새로운 인연들도 많이 만나고, 나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책임이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엄청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즐거운 순간이 꽤 자주 있음.

대학생활이라던가, 미성년자때라던가. 나는 과거의 것들이 전혀 조금도 그립지 않다.
여태껏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
진짜 나는 언제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안하면서 산다. 자기최면 아니고 난 항상 지금 현재 이 순간이 젤 행복했음.
내 인생은 매순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21년은 좀 더 폼나게 살아볼 것.
이런 저런 목표를 세워두었는데, 얼마나 지켜질 진 모르겠지만 머. 일단 해보는 거지.
화이팅합시다 지금껏그랬듯 앞으로도~!
조금만 힘들고 즐거운 나날이 종종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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